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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도서

꿈의 출처, 내적 감각 자극, 내적 신체 자극, 순수한 심리적 자극

by 핑크조이 202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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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감각 자극

꿈의 성질이나 유형에 비추어볼 때, 외적 감각 자극만으로 꿈의 출처를 설명하기가 충분치 않다고 본다면 우리는 다른 꿈의 출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내적 감각 자극에 주목하게 된다. 이 자극은 잠자는 사람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자극, 이를테면 배가 고프다든지 허리가 아프다든지 하는 자극을 말하며 이것이 꿈의 내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이 어디에서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의 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분트는 이렇게 말한다.

- 꿈의 내용을 착각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시각과 청각이다. 어두운 곳에서 본 빛이나 이명 현상 등이 그런 상황을 촉진한다. 그 가운데서도 주관적 망막 자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꿈에서 비슷한 형상들이 여러 개 나타나면 이는 주관적 망막 자극이 원인일 수 있다.

꿈에서 보이는 새, 나비, 물고기, 오색 찬란한 진주, 꽃 같은 것들이 그 예이다. 어두운 곳에서 불빛에 비친 먼지가 이런 환상적 형태를 취했다고 볼 수 있다. 먼지로 이루어진 빛 속의 수많은 점은 꿈에서 비슷한 만큼의 형상들로 바뀌는데, 빛의 현란한 동작 때문에 움직이는 대상으로 보인다. 꿈에 온갖 동물들이 자주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주관적 감각 자극은 빛이나 소리를 곧잘 특이한 형태와 결부시킨다.

내적 감각 자극은 외적 감각 자극과 달리 우연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꿈을 해명하는 데 외적 감각 자극은 그 역할을 증명하기가 용이하지만, 내적 자극은 그 실체를 증명하기가 매우 까다롭거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꿈에 미치는 내적 감각 자극의 영향을 우리는 과소평가할 수 없다. 대부분의 꿈은 시각 형상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청각을 뺀 다른 감각들은 그 영향이 적을뿐더러 지속적이지도 않다.

내적 신체 자극

신체 내의 자극이 꿈의 출처가 될 수도 있다. 가령 병이 들었을 때 느끼는 고통스러움 같은 신체 내부의 자극이 있다. 이 자극은 신체 외부에서 오는 자극 인자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슈트륌펠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이렇게 말한다.

- 정신은 꺠어 있는 상태에서보다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훨씬 더 넓고 깊게 신체에 대해 지각한다. 그래서 평시에는 알지 못했던 신체상의 변화를 꿈에서 더 잘 감지하고 받아들인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깨어 있을 때보다는 꿈에서 더 발병의 징후를 깨닫는다고 말한 바 있다. 많은 사람에게 질병이나 장애는 꿈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악몽을 자주 꾸는 사람은 심장이나 폐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아주 짧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꿈이나 끔찍하게 죽는 꿈을 많이 꾼다. 폐 질환 환자들은 질식하거나 궁지에 몰려 도망치는 꿈에 시달린다.

얼굴에 물건을 올려놓거나 호흡기를 막는 인위적 실험을 통해 그런 꿈을 꾸게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꿈 해명이 생각만큼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꿈은 건강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지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의 견해에 따르면, 세계관은 우리의 지성이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인상을 인과율에 따라 개조함으로써 형성된다. 꿈도 마찬가지다. 낮 동안 받은 인상의 작용이 멈추는 밤이 되면 내부에서 올라오는 인상들이 주의를 끌게 된다. 낮엔 소음 때문에 들리지 않았던 사물들의 소리가 밤엔 잘 들리는 것과 같다.

잠자는 동안의 신체 자극에 따라 꿈의 양상 또한 달라진다. 전형적인 꿈, 즉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이라든가 이가 빠지는 꿈, 하늘을 나는 꿈 등이 특히 그렇다. 이가 빠지는 꿈은 치아 자극이 원인일 수 있으며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은 팔다리의 피부 압박이 그 원인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시몽은 '어떤 신체 기관이 자는 동안 흥분상태에 빠지게 되면 꿈에도 영향을 미쳐 그 감정에 적합한 표상들이 구축된다'고 말한다.

볼드는 신체 자극과 꿈의 이러한 관계를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자 했다. 그는 잠자는 사람의 손발 위치를 이리저리 바꾸어 놓은 다음 꿈의 내용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꿈속에서의 팔다리의 위치는 실제의 위치와 거의 일치한다.

2) 꿈속에서 팔다리를 움직이고 있으면 그 자세는 항상 실제의 자세와 같다.

3) 실제에서의 팔다리 위치를 꿈속에서 다른 사람이 모방할 경우가 있다.

4) 팔다리의 움직임이 방해받는 꿈을 꿀 수 있다.

5) 특정한 자세의 팔다리가 꿈속에서 동물이나 괴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때 둘 사이엔 모종의 유사함이 있다.

6) 팔다리의 자세는 그 자세와 관련된 생각을 꿈꾸도록 자극한다. 손가락을 움직이면 수에 관한 꿈을 꾸게 된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내적 신체 자극이 꿈의 형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꿈의 한 원인으로 그러한 자극을 꼽을 수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순수한 심리적 자극

어떤 형태로든 꿈은 깨어 있을 때의 자극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모든 꿈 연구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일상에서의 관심사는 꿈과 심리적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데 이때의 자극을 순수한 심리적 자극이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심리적 자극이 꿈의 유래라는 주장과 반대되는 주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즉 꿈은 잠자는 사람의 주의를 낮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게 하며, 낮 동안 우리의 주의를 끌었던 사물들은 삶에 절실한 자극을 주지 않게 된 이후에야 비로소 꿈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꿈을 해명하는 데 있어 예외의 가능성을 인정해야만 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좀 더 꼼꼼히 꿈의 출처를 밝히다 보면, 어떤 형태로든 심리적 자극이 일차적 동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적이든 외적이든, 그러한 자극과 더불어 깨어 있는 동안의 관심사가 꿈의 원인임을 밝혀낼 수 있다면, 우리는 꿈의 요소들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만족스럽게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의문은 풀릴 것이고 자극의 실상을 파악하는 일만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꿈을 해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점에 당혹감을 느낀 많은 연구가가 꿈의 요인으로서 자극의 몫을 축소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분트는 그러한 면면의 의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 꿈속의 환상을 순수한 환각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꿈은 낮 동안의 가벼운 인상에서 비롯된 환상일 수 있다.

바이간트 역시 이 견해를 받아들여 꿈의 일차적 원인은 감각 자극이며, 재현되는 연상이 그 뒤를 잇는다고 주장한다. 분트처럼 중립적인 연구가들은 대부분의 꿈에 신체 자극과 더불어 심리적 자극이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결국 예기치 못한 심리적 자극 원인을 발견함으로써 그것이 꿈을 낳게 하는 동기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꿈의 원인을 이러한 심리적 활동이 아닌 다른 자극에서 찾는 일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한 자극을 쉽게 찾고 증명할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오늘날 정신과 의사들은 두뇌의 신체 지배는 진지하게 강고하면서도, 신체 기관의 변화를 이용해 정신 활동의 제 능력을 증명하는 일에 대해서는, 맟치 그것을 인정하면 자연철학이나 형이상학적 입장을 옹호하는 것처럼 거부감을 갖는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신체와 정신의 인과관계에 대한 불신만 낳을 뿐이다.

어떤 현상의 일차적 동기가 심리적인 것에 있다는 인식으로 연구를 진척하다 보면, 그 심리적 원인이 신체 기관에서 유래하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심리적 영향에 대한 분석이 꿈을 해명하는 데 있어 하나의 종착역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는 그것을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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